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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소향의 소설가 데뷔담, 나는 왜 판타지를 쓰는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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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7




<왕좌의 게임>이 나오기도 전, 해리포터가 9와 3/4 역을 뚫고 가기도 전, 반지가 모르도르의 용암을 파고들기도 전에, 나는 이미 그런 이야기들과 사랑에 빠져 있었다. 아직 ‘판타지’라는 장르를 알기도 전이었다.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과하다 싶을 만큼 상상에 빠져 살았고, 그 상상에 심취해 혼자 실실 웃기도 했다. 어떤 이는 그런 나에게 어린아이 같다고 했다. 심지어는 미친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나의 어릴 적 꿈은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린 마음으로 상상하며 꿈을 꾸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소설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의 상상들을 기록할 생각은 감히 해보지 못했다. 나는 이런저런 삶의 우연을 지나 어느새 가수가 되어 있었고, 만약 나의 상상이 세상에 드러나야 한다면 그건 솜씨 좋은 글쟁이를 통해 이뤄져야만 한다고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었다. 

가수가 글을 쓴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소설가라는 타이틀은 나에겐 너무나 높은 이상이었고, 불가능해 보이는 직업이었다.

‘소설을 쓰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항상 끄적이는 것을 사랑했다. 내 가방 안엔 늘 당연하다는 듯 책과 노트가 담겨 있었다. 차 안에서, 비행기 안에서, 커피숍에서 글을 적으며 나는 행복했다.

내가 상상한 것들과 혼자 심취해 마지않았던 철학적 이상들을 되새기며 때론 감정이 복받쳐 울기도 했다. 미국으로 가는 13시간의 비행시간도 그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다. 나에겐 무엇이든 적을 수 있는 손가락과 펜이 있었고, 그렇게 내 생각을 풀어낸 노트를 바라보는 건 내게 매우 뿌듯한 일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그런 나의 모습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내가 어딘가 사라지면 ‘응, 걔는 커피숍 가서 뭐 끄적거리거나 책을 보고 있을 거야.’ 하고 말하곤 했다. 난 혼자만의 이상과 고독을 매우 사랑했다. 사실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

*

판타지라는 꿈을 가진 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다. 정말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었지만 언젠가 판타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다. 사실 그 꿈은 내 안에서 단 한 번도 쉰 적이 없었다. 항상 나의 머릿속엔 그 꿈에 대한 시나리오로 가득 차 있었다.

글을 잘 쓰는 소설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같이 하면, 그가 소설을 써서 완성을 하게 되면 반드시 할리우드로 날아가 영화를 만들어 보리라. 혹은 나의 상상을 시나리오 작가를 통해 완성하면 그걸 영화로 만들어 보리라. 이런 우스운 결심을 한 지 벌써 몇 년이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 날 신기한 영화 한 편을 보게 된다.


반지의 제왕, 그 어마어마한 대작을 보자마자 나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이게 뭐지?’


꿈에 그리던 판타지라는 장르의 영화였고, 그것은 대성공을 거둬 전 세계를 휩쓸었다. 할리우드를 휩쓸고 아카데미를 휩쓸고 심지어 뉴질랜드라는 나라에 생기마저 불어넣었다. 감독인 피터 잭슨의 어린 시절 꿈이 그런 거대한 일을 이뤄낸 것이다.

그 뒤로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헝거 게임> 같은 판타지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판타지 장르의 영화들은 제법 성공을 거뒀다. 마치 내 꿈도 결코 어린아이 같은 상상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2편에서 계속)

나는 왜 판타지를 쓰는가 2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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