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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복 "시선 피하려 머리 길러…이젠 희망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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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9

(서울=연합뉴스) 송영인 PD = 슈퍼스타K 무대에서 10대 소년의 순수한 열정은 한순간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방송은 '힙통령'이라는 화제의 인물을 만들어냈지만, 그 주인공은 사람들의 비웃음과 이유 없는 욕설을 견뎌야 했다. 장문복은 열여섯 살 때부터 감당해야 했던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6년여가 지난 지금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고 했다.

"가능성이 희박하긴 했지만, 프로듀스101 파이널 무대에 선다면 그때가 제가 대중들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있는 때라고 생각했어요."

파이널 무대에 설 수 있는 20위 안에 들면 머리를 자르겠다고 선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슈퍼스타K 출연 이후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싫어 계속 머리카락을 길렀다. 슈퍼스타K 때의 짧은 머리스타일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때부터 기른 머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팬들은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파이널 무대 진출이 무산되면서 스타일 변화는 보류됐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부끄럽거나 무섭거나 그런 두려움을 저 자신이 좀 극복했다고 느껴졌을 때 그때 자르고 싶어요. 언제가 될진 저도 모르겠지만, 그 시간이 빨랐으면 좋겠어요."

프로듀스101 출연은 두렵게만 느껴졌던 대중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처음 배워보는 춤과 노래였지만 매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연습했고, 팀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도 느꼈다. 워낙 화제 속의 인물이라 첫 순위발표에서 2위를 차지한 장문복은 회가 거듭될수록 순위가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에게 투표했고 27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아쉬움이 남는 무대도 있었고 그가 등장할 때만 함성을 낮추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기쁨은 대중들에게서 느껴지는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게 했다.

"무대에 오르면 항상 설레고 가슴이 뜨거워져요. 출연하기 전까지는 오로지 랩만 연습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춤도 추고 싶고 언젠가는 제 노래도 들려드리고 싶어요. 응원의 함성을 들으면 더 힘이 나죠."

슈퍼스타K 이후 친구들도 곁을 떠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럴수록 더 간절히 드는 생각은 '음악을 정말 너무나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스무 살에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았던 가수 아웃사이더에게 연락을 했다. 아웃사이더는 그에게 무대를 경험하게 해줬다. 1년 동안 백업 래퍼로 활동한 후 2016년 자신만의 이름으로 디지털 싱글 '힙통령'을 발매했다.

"슈퍼스타K 이후 제가 느낀 점들을 고스란히 가사에 담았어요. 처의 첫 앨범이니만큼 저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서 들려드리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이렇게 살아왔는데 여러분은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쭤보는 음악이에요."

'힙통령' 뮤직비디오
'힙통령' 뮤직비디오

힙통령 뮤직비디오는 당시 그의 심경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수화기에선 피가 흘러나오고 여러 개의 화살은 그를 겨냥하고 있다. 직설적인 랩과 강렬한 뮤직비디오는 무겁고 어두웠다. 장문복은 앞으로 만들어질 앨범은 힙통령과는 전혀 다를 거라고 예상했다.

"프로듀스101이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예전엔 혼자만의 음악을 했다면 이제는 여럿이 함께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폭넓게 음악을 접하고 가사를 쓰고 있어요. 그룹이 될 수도 있고 솔로가 될 수도 있어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장문복이 그랬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을 대하는 자세일 것이다. 누군가는 상처로 인해 도태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 결코 쉽지 않았을 그 길을 장문복은 6년여를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다. 지탱할 힘은 스스로 하는 약속이다.

"제가 진짜 제일 하고 싶었던 음악은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이에요. 방송에 그렇게 나가고 나니 오기도 생기고, 그만큼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계속 음악을 하면서 언젠가는 어릴 때 저 같은 일을 겪은 친구들을 보듬어주고 도와주고 싶어요."

6년 전 그를 보며 그저 우스꽝스러운 아이라고 여겼던 사람들이 하나둘 그의 무대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희망도 본다.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한 분들이 저를 보며 다시 힘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의 최종적인 꿈도 그거거든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존재요. 꿈을 포기하신 분들이 용기를 낼 수 있게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syip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16 17: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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