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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G4렉스턴, 다시 대한민국 1%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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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30



현재 SUV 구입을 고민중인 4-50대 아저씨들은 G4렉스턴을 구매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대부분 그들이 20대 말일 때, 대한민국 1%가 렉스턴을 탄다는 광고카피를 들어왔고, 이제는 G4렉스턴을 살 나이가 됐다.


과연 새로 등장한 G4렉스턴은 ‘대한민국 1%’라는 이름을 이번에도 붙일 수 있을까. 빨리 시작하자. 렉스턴 시승기는 서두를 길게 가져가는게 손해다.


디자인


G4렉스턴이 처음 등장했을 때, 호불호가 확실히 갈렸다. “잘 생겼다 디자인 잘 나왔네”는 반응부터 “옆모습이 휑하다”는 등 여러가지 얘기가 나왔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G4렉스턴 구매자의 32%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샀다고 답했다. 구매결정요소 중 1위다. 디자인이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이 정도면 디자인으로는 성공했다.

이런 반응이 없었다면 쌍용차 디자인팀은 상당히 기운이 빠졌을 것 같다. G4렉스턴을 실제로 보면 곳곳에서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쌍용차는 어려운 회사 여건 속에서도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최대한 따라가면서, 티볼리에서 꽃핀 그들의 디자인 특징을 플래그십에 어떻게든 잘 녹이려 한 것 같다. 


좌우 헤드램프를 연결하는 아치형 그릴과 끝을 치켜세운 헤드램프, 차체 측면 주름은 티볼리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다. 티볼리는 전체적으로 직선적 디자인이었지만, G4렉스턴은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운 터치를 더했다.


측면은 대형 SUV에서는 흔치 않은 특징이 눈에 띈다. 옆유리창은 C필러를 지나자마자 상당히 일찍 꺾여 올라가면서 쿼터글래스가 상당히 작아졌다. 동시에 D필러(뒷유리 양쪽 기둥)가 넓어지면서 시각적인 무게를 형성한다. 여기에 뒷펜더 주름이 높은 곳에 위치해 뒷바퀴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뒤가 무거워 보이는 느낌이 없지 않다. 



휠 크기는 20인치나 되지만 하체가 든든해 보이는 느낌은 원조모델 보다 덜하다. 원조 렉스턴에서 돋보였던 두툼한 휠 아치가 자꾸만 아쉬워진다. 휑한 펜더를 그냥 두기 보다는 어떤 시각적 요소가 바퀴를 더 든든하게 해줬으면 어땠을까.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G4렉스턴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나름 맛이 괜찮은 샐러드에 비유할 수 있다. 다만 드레싱을 좀 더 붓고, 마지막에 방울토마토라도 하나 얹었다면 더 좋았을 듯 싶다. 


실내 디자인


겉모습이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하더라도 실내에서는 나름 플래그십 SUV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G4렉스턴의 실내는 이 차급에서는 가장 큰 9.2인치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나무질감, 퀼팅(누빔)이 적용된 대시보드와 내장패널, 금속 디테일을 살린 버튼이 적용됐다. 잘 안보이는 곳도 가죽으로 감싸거나 말랑말랑한 소재로 처리한 모습에서 고급화를 애쓴 흔적이 보인다.

▲대시 보드에 사용된 퀼팅


대시보드와 시트에 사용된 퀼팅은 반응이 둘로 나뉜다. 시승 현장에서는 '아무리 유행이라지만, 렉스턴 같은 보수적인 오프로더에 굳이 집어 넣었어야 했느냐'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대시보드에 좋은 포인트가 된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대시보드는 직선을 많이 사용해 반듯반듯하다. 이리 저리 굽이치는 선과 면을 사용하는것보다 이렇게 차분한 디자인이 중년 감성에 더 잘 맞는다. 각종 버튼과 다이얼은 직관적으로 디자인돼 있어 쓰기 편하다. 따로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가려한 흔적이 보이지만, 그 중심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쌍용차의 입장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최상의 디자인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았을 터다.

하지만, 요즘 중장년층도 수준 높은 디자인에 숱하게 노출돼 있기 때문에 구매자의 32%가 디자인을 보고 G4렉스턴을 샀다는 사실에 함몰 돼서는 안되겠다.


인터페이스에는 큰 점수를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폰트, 아이콘 등 UI 디자인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초고화질을 즐기는 모바일 시대임에도 이런 부분에 소홀한 자동차 회사들이 여럿 있으나, 쌍용차는 이제 그 부류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 돈을 아끼지 않은 것 같다. 명료한 폰트와 각종 기호들이 눈에 잘 들어온다. 


사소하지만 유용한 기능들도 여럿 있다. 스마트폰화면을 디스플레이에 띄워주는 미러링(양방향), 라디오 주파수가 바뀌어도 자동으로 듣던 채널을 찾아주는 기능과 실시간으로 라디오 음원을 저장해주는 기능등이 탑재됐다. 저장된 음원은 밖으로 빼낼 수 없기 때문에 저작권 걱정은 없다. 



만족스러운 시트


시트 착좌감은 만족스럽다. 허리와 등을 잘 받쳐준다. 경도를 세 등급으로 나눠 제작한 덕분에 세시간여 진행된 시승 후에도 피곤하지 않았다.

뒷좌석 공간은 사장님을 모셔도 될 정도다. 키 175cm인 기자가 조수석 시트를 맨 앞으로 당기고 뒷좌석 등받이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으면 무릎으로부터 조수석 등받이까지 두뼘가량 공간이 생긴다. 부담없이 다리도 꼬을 수 있는 수준.

뒷좌석 등받이는 35도 이상 뒤로 눕힐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 시 편안한 여행이 가능하다. 시트쿠션이 말랑해서 주행중에 잠이 절로 온다. 열선기능도 있다. 


사이드스텝과 2열시트


만약, 가장 저렴한 ‘럭셔리’ 모델 구입을 고려하는 중이라면 반드시 ‘사이드스텝’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조명이 달린 전동식 사이드스텝 옵션까지는 필요 없다. 다만, G4렉스턴은 모하비나 익스플로러보다 도하 능력이 커지면서 키도 함께 커졌기 때문에 사이드스텝이 승하차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걸 달지 않는다면 80 노모께서 하차하다 삐끗하실 수도 있다.

2열시트는 6:4로 접을 수 있고, 접은 상태에서 1열시트 쪽으로 더블 폴딩이 가능하다. 2열 등받이를 모두 접으면 트렁크 공간이 1,977리터로 늘어난다. 트렁크 바닥은 2단 구성이 가능하다. 2열시트를 접은 상태에서 1층 바닥을 2층으로 올리면 바닥이 완전히 편평해진다. 


트렁크 바닥 2단 구성은 공간 효율성을 높여준다. 다만, G4렉스턴 구매 연령대가 4-50대에 몰려 있는 만큼, 높이를 조금만 더 높여서 골프백이 밑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면 더 좋았겠다. 만약 높이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골프백 4개를 나란히 1층에 놓고, 위에는 다른 짐을 실을 수 있을 텐데.

또한, 최근 등장하는 많은 SUV들이 트렁크쪽에서 2열시트를 원격으로 접을 수 있도록 버튼을 마련해 두는데 G4렉스턴은 이 부분을 챙기지 못했다. 에어백은 동급 차종에서 가장 많은 전 등급 9개가 기본이니 이걸로 위안을 삼자.

▲렉스턴에 장착된 에어백9개


정말 조용한 G4렉스턴


G4렉스턴은 정말 조용하다. 이중접합유리를 사용했고, 문틈을 4중실링으로 막는 등, 흡음재도 넉넉히 적용해 외부소음을 크게 차단했다. 1년 쯤 지난 뒤에 디젤엔진소음이 어떻게 다가올 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구입 초기에는 소음억제에 대해 상당히 만족할 수 있다.


여기에는 G4렉스턴이 프레임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다. 모노코크방식 자동차들은 엔진과 차체가 연결돼 있지만, 렉스턴의 경우, 엔진이 프레임에 얹혀 있고, 엔진과 차체가 직접 접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G4렉스턴의 4중구조 실링


출력이 다소 아쉬운 파워트레인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이는 엔진은 G4렉스턴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플래그십 SUV임에도 최고출력 2.2리터 4기통의 187마력은 숫자부터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쌍용차 측은 단순히 최고출력을 높이기 보다는 실사용 구간에서 힘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렉스턴의 2.2리터 디젤엔진은 최대토크 42.8kg.m가 저 RPM 영역(1,600~2,600 rpm)에서 나오도록 설계돼 있다. 이름부터 ‘로우 엔드 토크(LET)’엔진이다. 쌍용차 측은 자체 측정결과 0-20km/h가속 시간이 1.49초로 기아 모하비와 포드 익스플로러보다 빠르다고 했다. 최고출력은 낮을지 몰라도 일상주행에서는 더 민첩하다는 얘기다.

▲설명


신호 대기 후 (풀악셀을 밟지 않은 상태) G4렉스턴의 발진은 약간 굼뜬 느낌이다. 대신 16년 전 등장했던 1세대 렉스턴 보다는 발진감이 월등히 매끄럽고, 시내주행중 많이 사용하게 되는 20~60km/h 구간에서 3단과 4단으로 밀어주는 힘이 상당히 경쾌하다. 시속 120km/h 언저리 까지는 어렵지 않게 도달한다. 


아무래도 최고출력(187마력/3,800RPM)이 부족하기 때문에 100km/h 이상에서는 가속이 답답했다. 150km/h까지 올리는 과정은 힘에 부친다. 그러나 고속 주행 안정감은 수준급이다. 차체나 스티어링 휠이 떨리거나 하는 불안한 기색이 없다. 

직결감 좋은 벤츠 7단 변속기, 그런데...

벤츠가 만든 7단 변속기는 반응이 빠르지 않다. 변속 속도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정속주행중 기어를 빼주는 코스팅 기능 같은 것도 없다. 대신 웬만큼 속도가 붙으면 이른 타이밍에 7단을 넣어주기 때문에 항상 RPM을 낮게 가져간다. 120km/h 이하에서 급가속을 하지 않는이상 좀처럼 1,800rpm을 넘지 않는다. 직결감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수동변속은 버튼식이다. 이런 차는 스포티한 주행을 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버튼식이라도 괜찮다. 다만, 계기반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수동모드에서 기어가 몇단에 들어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것은 문제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수동모드에서 고속, 고단 주행중 속도를 줄이면 변속기가 스스로 저단 기어를 물게 되는데, 계기반은 여전히 '수동으로 처음 전환했을 때의 기어'를 표시한다. 7단으로 100km/h 속도로 주행하다 수동을 전환하고 차를 세워도 여전히 계기반에는 7단으로 표시된다는 얘기다.


G4렉스턴의 계기반은 사람이 기어를 직접 조작했을 때만 숫자를 바꿔준다.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지만, 차의 정확한 상태를 알려주는 것은 계기반의 의무라는 점에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부분이다. 


역시 렉스턴은 오프로드


오프로드로 들어섰다. 포스코와 협업으로 만든 4중 프레임을 확인할 시간이다. 차를 세운 상태에서 사륜구동 선택 레버를 4H로 놓고 코스로 진입했다. G4 렉스턴은 평상시 뒷바퀴만을 굴리며 필요에 따라 전자식으로 4WD Low(로우)와 4WD High(하이)를 오갈 수 있다. 



사실 그리 긴 구간이 아니라서 오프로드 성능이 어떻다 제대로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주행 중 머릿 속을 계속 스치는 생각은 ‘역시 렉스턴은 오프로드에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날 비가 온 탓에 노면이 진흙탕이 돼 있었지만, 50km/h 이상으로 빨리 달려도 차체가 미끄러지는 일이 없었고, 차체가 거친 굴곡을 거뜬히 받아주고, 걸러줬다. 

프레임 차체는 든든하게 거친길을 돌파했고, 멀티링크 서스펜션 역시 노면충격을 잘 필터링 했다. 고장력강판 적용율 81.7%라는 숫자가 의미있게 다가왔다. 차체 밖은 전쟁터와 다름 없었지만, 실내에서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가죽시트에 몸을 맡긴 채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 많은 시승구간을 모조리 오프로드로 채운다면 오히려 칭찬 가득한 시승기들이 쏟아졌을지 모르겠다.


여러가지 코스를 지나면서,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며 시승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승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는 약 8.8km/l였다. 어떤차는 8.0km/l, 다른 차는 약 10km/l을 기록하기도 했다. 평균적으로 약 10km/l 내외의 실연비를 나타냈다. 


G4렉스턴의 복합연비는 후륜구동이 10.5km/l(도심 9.5km/l, 고속 11.9km/l)이며, 사륜구동은 10.1km/l(도심 9.2km/l, 고속 11.5km/l)다.


후한 편의장비


G4렉스턴의 편의장비는 후하다. 9.2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는 물론 안드로이드(Android) 미러링을 사용할 수 있다. 주차 시 주변을 위에서 내려다보듯 살필 수 있는 3D 어라운드 뷰 기능과 키를 소지하고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자동으로 잠기는 오토클로징 기능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과 2열 220V 전원 포트, 스마트 테일게이트, 10개의 스피커를 갖춘 인피니티(Infinity) 사운드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췄다. 긴급제동보조시스템과 사각지대감지시스템, 차선유지보조시스템 등 갖은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빠뜨리지 않았다.


G4렉스턴은 공인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보험개발원이 진행하는 (신차 손상성과 수리성을 측정하는) RCAR 테스트에서 나온 G4렉스턴의 결과는 '21등급'이다.  

이들은 저속 전/후면 충돌시험 등을 실시해 최저 1등급 ~ 최고 26등급까지 점수를 부여하는데 G4렉스턴이 받은 21등급은 국산 SUV 중에서는 1등, 국산차를 통틀어서는 제네시스 EQ900에 이어 2등이다. 같은 등급을 받은 SUV는 없다.

이 테스트는 결과에 따라 자차보험료 할인 혹은 할증 등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등급이 높을 경우, 보험료 산정에 유리하다. 


얼마에 구매 가능할까


G4렉스턴의 가격은 3,35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 시승기에 등장하는 차는 3,950만원인 마제스티 트림에 사륜구동 시스템과 9.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약 4,2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이다.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리는 등급은 4,510만원짜리 최상위 '헤리티지(Heritage)' 다. 렉스턴 구매자 중 반이 이 등급을 선택했다. 전동식 사이드스텝, 3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브라운 인테리어를 제외한 모든 게 기본이다.


사륜구동 선택비율은 무려 88%에 이르며, 구매성별은 남자가 83%, 연령별로는 4~50대가 68%(40대 33%, 50대 35%)를 차지한다. 계약은 5월 말 기준으로 7,500대, 판매는 2,703대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성과다. 결국 쌍용차가 국내 중장년층의 수요를 잘 짚었다고 볼 수 있다. 



정리를 해보자. 아쉬운 점은 역시 엔진크기다. 이 급의 다른 차를 생각했을 때, 출력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엔진 출력이 중요한 소비자라면 G4렉스턴에 지갑을 열기 쉽지 않다.


그러나 G4렉스턴은 다른 측면을 더 내세운다. 튼튼하고 넉넉한 차체, 풍성한 편의장비,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부각시킨다. 경쟁모델보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소폭 앞서는 연비도 장점이다. 결국 젊은 층보다 좀 더 여유로운 지출이 가능하면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중장년층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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