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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인기가 낳은 슈퍼카 변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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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자동차 회사들 SUV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나. 자동차계에 SUV가 없는 것은 슈퍼맨이 쫄쫄이 수트를 분실했거나 캡틴 아메리카가 방패를 깜빡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이 전 세계적인 SUV 인기는 브랜드 정체성도 변화시킨다.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드는 SUV가 그 대표적인 예다. 옆집 김 사장네 가게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물건을 박 사장이라고 안 팔 수 있겠는가? 현재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SUV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이제 SUV가 없는 세그먼트를 찾기 힘들다. 스포츠카 브랜드 품에서 태어난 멋진 고성능 SUV들을 모아봤다.


▲ SUV 인기의 영향이 가장 천천히 퍼진 동네는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슈퍼카 브랜드들이다


포르쉐 카이엔


포르쉐 카이엔은 스포츠카 브랜드가 성공 시킨 대표적인 SUV에 속한다. 90년대 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던 포르쉐는 생존을 위해 SUV 양산을 결정한다. 


2002년 출시된 1세대 카이엔은 등장과 동시에 팬들에게 지탄 받았다. 아마 해태 선동렬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어도 이런 지탄은 받지 않았을 터. ‘포르쉐의 정체성을 해친 차’라는 게 그 이유다.


▲ 1세대 카이엔


얼굴은 누가 봐도 포르쉐지만, 큰 덩치에 높은 지상고는 스포츠카에 익숙한 팬들에게 그리 좋은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은 모양. 디자인에는 개인차가 있다지만, 황소개구리를 닮은 괴상한 외모도 한 몫했다.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카이엔은 불티나게 팔렸다. 카이엔은 경영난을 겪고 있던 포르쉐에 숨을 불어넣었고, 매년 사상 최대 판매량을 갈아치웠다. ‘카이엔을 팔아 911을 개발한다’라는 말이 들렸을 정도!


최초에 등장한 카이엔은 전형적인 SUV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요즘 등장하는 쿠페스타일 SUV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보닛 아래에는 250마력 폭스바겐 3.2리터 VR6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속도는 214km/h, 100km/h 가속시간은 수동변속기 기준 7.5초였다.


일각에서는 큰 덩치와 포르쉐라는 이름 아래 다소 부족한 퍼포먼스라는 평가가 나왔다. 포르쉐가 으레 하듯, 더 강력한 카이엔 S, 카이엔 터보, 터보 S 등 고성능 모델을 줄줄이 내놓고, 1.5세대 이르러서는 550마력 엔진을 탑재하기도 했다.


▲ 2세대 카이엔

▲ 3세대 카이엔


큰 성공을 거둔 포르쉐는 SUV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2009년에는 동생뻘 SUV인 ‘마칸’을 출시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올해는 최신 모델인 3세대 카이엔까지 내놓으면서 현재는 고성능 SUV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 우루스 컨셉트


 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실 람보르기니 역사에 SUV가 없었던 건 아니다.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든 SUV의 원조를 따지면 포르쉐가 아닌 람보르기니가 최초다. 이들은 1986년 ‘LM002’라는 오프로드 모델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 차는 원래 새로운 미군용 전술기동차량 선정에 입찰하기 위해 1977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이름은 '치타'.


1977년 등장한 치타, 엔진이 뒷차축 위에 있었던 탓에 측면 공기 흡입구가 자리했다


람보르기니는 엔진을 뒤에 얹는 페티시가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오프로더에서도 8기통 크라이슬러 엔진을 캐빈 뒤에 얹었다. 덕분에 전장에서 엔진 피탄율은 줄일 수 있었겠지만, 군용차량 선정에서는 미군의 상징 '험비(HMMWV)'에게 패배하고 만다. 


이후 치타는 LM001을 거쳐 LM002로 다시 태어난다. 디자인과 내부구조를 완전히 바꾸고 엔진도 앞으로 옮겼다. 명차 쿤타치에도 사용된 460마력 5.2리터 V12 엔진은 5단 수동변속기와 조합됐다.


▲ 람보르기니는 1986년 ‘LM002’라는 SUV 모델을 내놓은 적이 있다


최고시속은 210km/h, 0-100km/h 가속은 7.7초에 마쳤다. 30년 전에 나온 찦차 가속이 7.7초라니?! 직원들이 애지중지 하는 카랩 엑센트는 분발해야 한다. LM002는 연료를 어마어마하게 소모했기 때문에 연료탱크 용량이 무려 290리터에 달했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람보르기니 최초의 SUV는 약 300대가 판매된 뒤 단종됐다. 


람보르기니가 SUV를 다시 만들 줄 누가 알았을까? 카이엔을 유심히 지켜보던 람보르기니는 다시 SUV 개발을 결정하고, 비밀리에 날을 갈기 시작했다. 2012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등장한 ‘우루스 컨셉트(Urus Concept)’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 2017년 등장한 우루스 양산형


언젠가 이런 차가 나올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우루스의 모습은 기대이상이었다. 레벤톤을 SUV로 환생시킨 듯한 멋진 디자인은 많은 이들의 예금 저축률을 끌어올렸다. 


과연 양산형이 컨셉트카처럼 멋지게 나올까 하는 의구심도 잠시. 2017년, 우루스 양산형은 컨셉트카와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날카로운 눈매와 굴곡진 범퍼, 쿠페 스타일 루프 라인까지... 오히려 컨셉트카보다 더 공격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돈 모은 보람이 있겠네.



우루스는 멋진 디자인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빠른 SUV’라는 수식어도 함께 달고 나왔다. 파워트레인은 4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무려 641마력, 최대토크는 87.5kg.m다. 100km/h 가속 시간은 고작 3.6초.


이 정도면 30년 전에 LM002가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려고 변신했을 때 보다 더 강력하다. 당시 LM002 랠리카의 최고출력은 600마력.



페라리 FUV


“페라리가 SUV를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것”


페라리 CEO이자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을 이끄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Sergio Marchionne)’가 3~4년 전부터 두고두고 했던 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페라리가 만든 SUV는 동화 속 요정처럼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FUV 예상도 (이미지 : spdesignsest 인스타그램)


당시 단호했던 이 발언은 2017년 여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페라리가 ‘F16X’라는 코드명으로 크로스오버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기 때문! 


결국, 마르치오네 회장은 지난 10월 “페라리 SUV 개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등장 가능성을 시인했으며, “생산 결정까지 약 30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간략한 향후 계획까지 밝혔다.


FUV 예상도 (이미지 : 옴니오토)


아직 짚고 넘어갈 게 남았다. 페라리는 ‘SUV’라는 단어 사용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 대신에 ‘FUV(Ferrari Utility Vehicle)’라는 다소 난해한 단어를 내세우면서 ‘페라리 스타일’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페라리 스타일’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일단 형태가 전형적인 SUV에서는 벗어날 전망이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개발 중인 SUV를 두고 ‘차고가 높은 쿠페(Hi-Riding Coupe)’라고 언급한 바 있다. SUV보다는 'GTC4 루쏘(GTC4 Lusso)'에 가까운 크로스오버 형태로 예상해 볼 수 있다.


▲ 페라리 GTC4 루쏘


이게 끝이 아니다. 대부분 4도어를 채택한 대부분의 고성능 SUV와 달리, FUV는 2도어를 고수할 전망이다. 이는 실용성 때문에 스포츠카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GTC4 루쏘가 FUV와 가장 가까운 성격을 갖고 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페라리 FUV는 2020년 이후에나 볼 수 있을 예정. 아마도 FUV는 포르쉐, 람보르기니가 먼저 선보인 SUV들 보다 더 기묘한 혼종으로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spdesignsest 인스타그램, 옴니오토

황창식 inthecar-hwang@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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