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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좋은 건 알겠다, 그런데 충전소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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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9


▲ 현대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카랩=황창식,신동빈] 어릴 적 과학잡지에 ‘꿈의 차’로 소개됐던 수소전기차!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흐른 지금, 수소전기차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지난 2013년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 609km에 이르는 현대 ‘넥쏘(NEXO)’를 선보였다. 현대차와 함께 수소전기차 분야를 이끌고 있는 토요타는 수소전기차 관련 특허를 모두 공개했고, ‘미라이’를 출시하며 판을 점점 키우고 있다. 



▲ 현대 투싼 수소전기차


무엇보다 이번에 출시된 넥쏘는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공해라고는 전혀 없는 수소전기차를 타면서 환경보전에 이바지 할 수 있게 됐다. 


앗,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야 될 게 있다. 바로 ‘충전소’다. 수소충전소가 여러 곳 있어야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는데, 아직까지 국내에 수소 충전소는 11곳 밖에 없다. 서울에는 상암과 양재 단 두 군데 뿐. 강동구에 사는 사람은 충전하러 서울 반대편까지 갔다 와야 한다. 


이미 수천 기가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다. 전기차 충전소는 관공서, 대형마트 등을 비롯해 전국 방방곡곡에 어느 정도 보급돼 있다.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여자친구를 차에 태운 채 강변북로 위에서 방전될 걱정은 안 해도 된다. 


▲ 전국 수소전기차 충전소 현황 (자료 :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


현재 우리나라에 운행 중인 수소전기차는 약 200여 대. 민간에 판매된 건 아니고, 모두 정부에서 구매해 관공서 등에 보급했다. 그나마 공무수행용으로 쓰였기 때문에 그동안은 어떻게든 운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수소전기차가 일반에 보급되려면 충전소 확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자, 그렇다면 단순히 충전소를 짓기만 하면 될까? 현 상황에서는 충전소 확충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설치 비용이 문제다. 한 국내 수소충전소 설치 업체에 따르면, 수소충전소 1기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20 ~ 25억 원이나 된다. 이마저도, 부지확보를 위한 지대 등 충전소 건립을 위한 사전 비용을 제한 수치다. 


또한, 이 금액은 수소를 실은 탱크로리가 상주하면서 수소를 공급하는 방식에 대한 것으로, 충전소 운영 주체는 탱크로리 관련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수소 충전소는 일반 주유소처럼 지하에 저장 탱크가 있는 게 아니라, 유조차 처럼 생긴 수소 탱크로리가 지상에서 교대해가며 수소를 충전해 준다. 



▲ 정부는 2025년까지 수소차충전소를 210기까지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


탱크로리 없이 충전소 지하에 자체 수소생산설비를 설치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충전소 설치 비용은 30억 원에 육박한다. 3기만 설치해도 1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 소요된다.


여차저차 돈을 마련해 수소충전소를 설치해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수소 관리’다.


수소는 반응성이 뛰어난 위험 물질인 만큼, 국내 법규상 일반인은 수소를 취급할 수 없다. 주유소에서 기름 넣듯 아무나 충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수소차 충전소에는 반드시 가스산업기사 자격을 갖춘 안전관리자가 있어야 하고, 충전 행위도 이들이 직접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셀프 주유소 같은 완전 개방형 수소차 충전소는 세워질 수 없다.


▲ 서울 상암동 수소전기차 충전소


돈 많이 들고 전문인력까지 고용해야 하니,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수소충전소 보급은 먼 얘기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개선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정부는 지난해, 2025년까지 수소차 충전소를 210기까지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충전소를 36기까지 늘리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꽁꽁 묶여잇던 규제도 차츰 풀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2월, 수소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H2KOREA)'을 창립하고, 수소차와 충전소 보급 확대를 저해하는 다양한 규제를 푸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기존에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명시된 '보호시설(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호텔 등)'과 일정한 안전거리를 두고 충전소를 세워야 했다. 


그러나 작년 7월, '융·복합 및 패키지형 자동차충전소 시설기준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정해진 규격의 방호벽만 설치하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서 규정하는 보호시설과의 거리를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수소충전소를 기존 LPG, CNG 충전소에도 추가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수소충전소 보급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넥쏘 출시로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일반인이  구입하기에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과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수소전기차의 시대'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 현대자동차, 효성, 국토교통부


황창식 inthecar-hwang@carlab.co.kr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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