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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 카피캣] ③ 카피캣, 범죄인가 필요악인가

등록일2018.08.07 09:20 조회수5975

[공구 카피캣] ① 이중에 진짜는 어느 것일까요?
[공구 카피캣] ② 짝퉁 사이에서 원조를 찾아내는 법
[공구 카피캣] ③ 카피캣, 범죄인가 필요악인가


따라해도 원조 제품 승소 어려워… 신제품 투자 의욕 저하

짝퉁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소비자를 속일 목적으로 상표까지 똑같이 만든 ‘위조품’과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상표는 다른 ‘유사품’이다. 위조품은 적발시 산업재산권 위반으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

난감한 것은 유사품이다. 유사품은 원조 제품과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처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리 법원은 소수 기업들의 배타적 독점권을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불닭볶음면’을 히트시킨 삼양도 2013년 경쟁사인 팔도가 디자인이 유사한 ‘불낙볶음면’을 출시했다며 디자인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원조 제품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표지’라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카피캣에 대한 미미한 제재는 선발 주자들의 신제품 투자 의욕을 꺾어놓을 수 있다. 신제품에 연구개발비를 투자해도 너무 쉽게 짝퉁이 나오고,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신규 시장 확대·가격 경쟁을 통한 독과점 방지는 이점

영어권에서는 유사품을 카피캣(copycat)이라고 부른다. 이 단어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깃들어 있지만, 카피캣이 산업 내에서 필요악이라는 주장도 있다.

후발주자가 선도 업체를 벤치마크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새 제품을 내놓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이미 성공한 공식을 따르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제품군이라면, 선발 브랜드 입장에서도 혼자 시장을 끌어나가는 것보다 카피캣들이 파이를 키워주는 것이 초기에는 일정부분 이로울 수 있다.

카피캣으로 시작해 브랜드로 성장하는 사례도 있다. 공구업계 관계자는 “국내 측정공구 브랜드인 코메론의 경우 초기에는 타지마 카피캣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발해 어엿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이제 코메론을 모방한 중국 브랜드들이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카피캣은 다양한 선택지가 된다. 원조보다 저렴한 카피캣은 업체간의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 가성비에 끌리는 고객이 있는가하면,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도 측면에서 원조를 선호하는 고객도 분명히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소비자의 판단이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업체들간의 경쟁이 지속될수록 가격은 저렴해지고, 품질은 향상된다. 법원에서 소수 업체의 배타적 독점권을 조심스럽게 인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카피캣(copycat)이란?



카피캣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어미고양이가 사냥하는 모습을 관찰한 뒤 새끼고양이가 그대로 흉내내는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금은 다른 사람을 그대로 따라하는 사람이나 제품 등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글ㅣ이혜원 기자 (won@i-db.co.kr)
산업정보포털 i-DB |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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