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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리뷰] 60년 된 한옥&부티크 : 북촌 보눔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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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4

북촌으로 떠나는 특별한 시간 여행
보눔1957 한옥&부티크



60년 동안 자리를 지킨 집은 근사한 호텔이 됐다. 처마를 멋스럽게 들어올린 한옥 한 채와 2층 높이의 양옥은 치마 저고리를 차려 입은 소녀와 더블 수트를 걸친 세련된 모던보이가 나란히 선 모양새다. 북촌에 위치한 보눔 1957 한옥&부티크의 이야기다.

두 건물이 주는 조화도 신선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한옥보다 양옥이 먼저 지어졌다는 것이다. 1957년에 건축한 양옥을 호텔로 개조했고, 그 과정에서 한옥을 함께 세웠다. 개량 한옥이긴 하지만, 한옥 특유의 고풍스러운 멋을 담아내 눈길을 끈다. 양옥은 그 시절에 지어졌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외관이 매력적이다.


1. 한옥 호텔


현대적인 재료들로 지어진 한옥은 전통적인 한옥보다 미끈하고 튼튼한 느낌을 준다. 응접실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객실이 양쪽에 위치해 있다. 한국적인 온돌방은 창호지를 바른 전통 창호와 자개장에 샹들리에가 낯선 조화를 이루며 유니크한 멋을 자아낸다.




2. 양옥 부티크



양옥에 마련된 부티크 호텔 내부는 1957년에 지어진 건물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다. 천장과 바닥, 계단 등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아 옛 모습 그대인데 촌스럽거나 낡은 구석이 없다. 한 눈에 보아도 그 시절 구하기 어려웠을 듯한 최고급 자재들을 사용했다.



객실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구조와 실내 장식으로 특색을 지녔지만, 청록색의 벽과 목재 장이 있는 디럭스 더블 룸이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보눔 1957의 멋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50년 대의 것을 그대로 보존한 나무 바닥과 천장의 패턴, 붙박이장의 디자인이 세련됐다. '레트로'를 추구하는 요즘 세대의 취향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호텔 측에 따르면 당시 제일 좋은 목재들을 골라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요소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화장대 거울의 소재와 고리도 묘하게 한국적인 느낌을 준다. 전통 문살을 활용한 파티션과 서구식 생활 양식을 상징하는 소파가 제법 잘 어울렸다.



인파로 붐비는 북촌 초입에 위치해 있는데도 담장 안은 다른 세상처럼 조용하다. 넓은 발코니로 나가자 전통 한옥 사이로 관광객이 북적이는 풍경과 가회동 성당이 한눈에 담긴다. 그제서야 북촌 한복판에 서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호텔 리셉션은 '북촌 카페 B'로 이어진다. 한옥마을의 길목과 이어진 카페로 커피와 와인, 간단한 에피타이저를 판매하고 있다. 여행자들도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조식을 별도로 예약했다면, 이곳에서 베이글과 크루아상, 커피 등으로 구성된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체크아웃 전 무심코 고개를 들었을 때 샹들리에 위로 오랜 시간 이 건물을 지탱해온 대들보와 벽돌이 보였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건물을 지탱해오며 색이 바래고 표면은 거칠게 깎여 나간 모양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역할을 해낸 나무와 모래의 시간을 헤아려 봤다. 한 자리를 오랜 시간 지키는 것은 고되고 쉽지 않은 일이다. 보눔 1957은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오래된 도시, 서울과 닮았다. 서울을 여행할 때 한 번쯤 머물러 보길 추천하는 숙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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