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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겨울(2) 쑥섬·연홍도..반도 끝 작고 아름다운 섬

등록일2019.01.21 09:26 조회수5364










이국적인 난대림과 바다 위 비밀 정원



쑥섬.. 질 좋은 쑥이 많이 나는 곳이라 '쑥 애'(艾) 자를 쓰지만, '사랑 애'(愛)자로 잘못 생각하거나, '외도' 등으로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은 쑥섬이라고 부른다.


개와 닭이 없는 이 섬마을의 골목을 누비는 건 고양이들이다. 탐방로 입구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카페다. 카페 뒷문으로 나가 '헐떡길'이라고 이름 붙인 고개를 짧고 굵게 넘으면 불쑥, 신비로운 난대원시림에 들어서 있다. 


해병대 군복 같은 무늬를 가진 육박나무부터 오솔길 위를 가로 지르며 거의 누워 자라는 수백 년 된 후박나무, 희귀수종인 푸조나무를 비롯해 동백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남도에서만 볼 수 있는 늘푸른나무들이 우거져있다.


숲은 공간 이동이라도 한 듯 이국적이다. 난대림을 빠져나와 야생 무화과인 천선과 군락지, 야생 백합인 참나리 군락지, 소사나무와 돈나무 군락지를 지나 섬 꼭대기에이르면 다시 불쑥, 공간 이동을 한다. 


이번에는 잘 가꾼 정원이다. 한여름 절정을 뽐냈을 수국 대신 천일홍, 란타나, 피튜니아, 팬지, 아게라툼 외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 피어있다.










300살 동백나무길과 돌담길



내려오는 길, 막 심은 어린 동백나무와 이름모를 노란꽃들, 그 아래서는 쑥쑥 자라있는 야생 갓이 있다. 일몰 명소라는 등대로 내려가면 바위와 소나무, 초록빛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이 기다린다. 


정원에서와는 달리 바람이 거세다. 면적이 0.3㎢에 불과한 이 작은 섬에서 발길을 옮길 때마다, 눈길을 돌릴 때마다 다른 세상을 마주한다. 


대숲을 따라, 멋들어진 후박나무 아래를 지나, 동그랗고 네모난 쌍우물까지 내려오면 끝인가 싶은데, 다시 시작이다. 200∼300년 된 동백 나무들이 늘어선 길이 보인다. 2,3월이면 빨간 동백꽃 카펫이 깔릴 길이다. 




쑥섬에 핀 동백





동백길을 지나 마을로 나오면 가슴께까지 올라오는 좁은 돌담길이 진짜 마지막이다. 바람이 거센 섬에서 사람과 바람이 함께 다니는 길이다. 1970년대에 300여명이던 주민은 20명 남짓으로 줄었다.





쑥섬 애도마을의 돌담길






지붕 없는 미술관, 연홍도



고흥반도 남서쪽 끝 거금도 신양 선착장. '지붕 없는 미술관' 연홍도로 가는 길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배마저 미술관으로 가는 배답게 알록달록하다. 5분 만에 마을 선착장에 도착하고,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골목길이 미술관이다. 


기왓장이나 장어통발로 만든 화분, 가리비와 전복, 소라 껍데기로 만든 꽃, 녹슨 석쇠 안에 납작한 돌과 유리 조각을 끼워 넣은 생선구이, 녹슨 부탄가스통으로 만든 양귀비꽃, 낚시 도구로 만든 낚시하는 사람 등 작가와 주민들이 주변의 버려진 재료들로 만든 작품들이 하나하나 재치있다. 가로등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조형물을 감상하면서 느릿느릿 돌아 나오면 연홍미술관이다. 






연홍도 마을 골목길과 해안가의 미술작품들




미술관 마당의 운치 있는 소나무 아래 벤치나, 갤러리 카페의 창가에 앉으면 앞바다에 펼쳐진 '연홍도의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완도군에 속한 금당도의 바위와 절벽이 절경을 이루는데, 정작 금당도 안으로 들어가서는 즐길 수 없는 풍경이다.  


밭두렁길을 걸어 나오면 누런 강황밭 아래로 여전히 소가 쟁기질을 한다는 비탈밭에서 양파가 푸르게 자라고, 300년 넘게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숲길, 둘레길을 따라 섬 양쪽 끝까지 천천히 걸어도 좋겠다.



글 한미희 · 사진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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