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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향기 그윽한 여행 #2. 하동

등록일2019.02.26 14:02 조회수3417








차밭이 바라다 보이는 작은 찻집에서 차를 마신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것도 따스한 햇볕이 잘 내리쪼이는 남녘의 어느 차밭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이곳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의 매암차문화박물관이다. 일본강점기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과 차밭 관람은 무료다. 이곳에서는 차밭을 조망할 수 있는 찻집에서 3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홍차를 맛볼 수 있다.







하동 악양의 매암차문화박물관







 ‘1200년 왕의 녹차’ 


볕 따스하고 물 맑고 공기 좋은 화개면의 ‘전통 차 농업’은 2017년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지정을 받았다.  2015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제6호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차 농사가 시작된 곳인 하동.  이곳의 전통 차 농업은 1천20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전남 보성과 쌍벽을 이루는 녹차 재배지로 유명한 하동은, ‘야생 녹차’를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화개천이 내려다보이는 가파른 각도의 정금리 언덕에는 야생 녹차 군락이 있다. 최근 형성된 녹차밭들은 ‘앞으로 나란히’를 외치듯 대부분 가지런히 줄지어 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뭉게구름이 자유롭게 언덕을 따라 흩어지듯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 정금리 지역의 가파른 차밭 사이로 2.7km 길이의 ‘천년차밭길’이 조성돼 있다. 이 길의 좋은 점은 화개천을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멀리 지리산 자락과 아래쪽에 펼쳐진 화개지역이 녹차밭을 배경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시배지 아래엔 하동야생차박물관이 있다. 예약하면 전통 덖음차를 맛보고 다례 시연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녹차로 재해석한 하동의 요리를 내놓는 찻잎마술







 맛깔스러운 녹차 소재 음식



삼겹살을 녹차 소스로 쪄낸 삼겹살찜 등 녹차를 재료로 한 음식은 깔끔하고 맛깔스러웠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식사와 함께 세팅된 녹차 씨앗 기름이었다. 작은 종지에 담긴 이 기름은 위벽을 보호해 준다고 한다. 함께 서빙된 녹차 와인은 달콤하면서도 녹차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었다.







항공사에도 납품되는 (주)동천의 녹차 가공시설






 항공사 ․ 스타벅스에도 납품 



정금리 야생 녹차밭 앞쪽에는 ㈜동천이라는 큰 녹차 가공공장이 있다. 동천은 하동 정금리, 운수리, 삼신리 3개 지역 총 78㏊의 재배면적에서 나오는 생엽을 납품받아 다양한 제품을 가공해 판매한다. 생산량은 연간 생엽 기준 700여t에 달한다. 스리랑카처럼 체계적인 티 팩토리 관람 코스는 없지만, 취재를 위해 요청을 한 뒤 내부를 둘러봤다.


우선 모든 과정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마치 반도체 공장에 들어갈 때처럼 먼지를 털어내는 방을 거쳐야 한다. 먼지 하나, 머리카락 한 올 빠지지 않도록 방진복과 부직포로 된 모자를 써야만 했다. 생물학적 위해 요소 (대장균군, 대장균, 진균, 일반미생물 등)도 제어한다. 내부에 철 성분이 있어도 이를 잡아내는 센서가 따로 있으며, 포장이 잘못된 경우도 자동으로 걸러낸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된 녹차는 국적 항공사와 동서산업 등에 납품된다. 그뿐 아니라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의 가루녹차 납품 계약을 맺고, 지난해에는 50t을 수출하기도 했다.



글 · 사진 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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