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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령 떠난 뒤의 그 허한 뒷맛’, 헛제삿밥과 안동식혜

등록일2019.03.26 09:56 조회수4150









경북 안동만큼 우리나라의 유교적 전통이 잘 살아있는 지역은 없다. 1999년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나흘간의 짧은 방문 기간에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교 문화를 상징하는 도시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양한 음식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제사에 사용된 재료로 만들어진 헛제삿밥을 들 수 있다.







의외로 깔끔한 맛에 놀라게 되는 헛제삿밥







 헛제삿밥의 유래 



헛제삿밥은 경상도 지역에서 제사음식을 흉내내 장만한 갖가지 나물과 밥을 버무려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조선 시대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등 서원에서 공부하던 학자와 유생들이 출출함을 달래려 제사상을 보게 한 뒤 실제로 제사는 지내지 않고 그 제사음식만 먹었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제사를 핑계로 음식을 만들어 먹은 데서 기원했다는 것이다.


연유야 어찌 됐든 제사음식에서 시작된 이 헛제삿밥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음식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다. 헛제삿밥은 제삿밥인 만큼 화학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재료도 국산만 쓴다.







안동의 별미인 간고등어  /  상어 꼬치와 쇠고기 산적







 헛제삿밥 메뉴 



가장 기본적인 상차림은 탕과 삼색 나물이 주재료인 비빔밥, 고기와 전, 안동 식혜 등 핵심적인 메뉴들로만 구성된 것으로, 비빔밥은 고추장을 쓰지 않고 깨와 참기름이 더해진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헛제삿밥을 가장 제사음식처럼 보이게 하는 메뉴는 제기 위에 올라가 있는 음식들로, 쇠고기 꼬치와 간고등어 꼬치, 각종 전, 그리고 삶은 계란 등이다.


여기에 조기와 상어 꼬치, 쇠고기 산적, 떡 등이 더해질 수도, 불고기와 육회, 문어 숙회가 더해질 수도 있다. 상어 꼬치는 상어고기를 토막 내고 포를 뜬 뒤 소금에 절인 것이다. 경상도에서는 이를 '돔배기'라 부르기도 하는데, 안동지역에서는 상어 꼬치라 표현한다.







헛제삿밥 메뉴에 포함된 안동 식혜







 빨간색이 강렬한 안동 식혜



이 집에서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안동 식혜다. 안동 식혜는 밥에 무를 썰어 넣고 생강즙, 고춧가루, 엿기름물을 넣고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켜 만든 음료다. 헛제삿밥을 시키면 함께 나온다. 안동 식혜는 제사를 지낸 뒤 새벽에 잠자리에 들면 소화가 안 되니 소화제 역할을 해주었다고 한다.





글 · 사진 성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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