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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치? 아니 강준치’ 충주호 낚시 여행

등록일2019.05.07 15:11 조회수2154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지만, 지금은 낚시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시기다. 무엇하나 제대로 잡히는 것이 없다. 이 틈에 거대한 댐을 배경으로 빙어 떼들을 사냥하는 ‘강계의 폭군’ 강준치를 잡으러 충주호를 다녀왔다. 강준치가 어떻게 먹이활동을 하는지 등 그 생태를 아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강준치를 잡은 김욱 이사







준치와 강준치



산길을 한참 달려와 도착한 곳은 충주호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충주시 살미면 신매리의 작은 언덕이다. 바로 밑 호수의 한가운데서 일어나는 파문이 내려다보였다. 강준치 떼가 빙어 떼를 사냥하는 장면이라고 '낚시하는 시민연합' 김욱 이사는 말했다.


강준치는 '썩어도 준치'라고 하는 그 속담에 나오는 준치가 아니다. 준치는 청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많이 분포한다. 6∼7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맛이 좋기로 유명해서 이와 같은 말이 생겨났다 한다. 그러나 강준치는 생김새만 비슷할 뿐, 사실 알고 보면 완전히 다른 물고기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맛이 전혀 없어 인기도 없다. 강준치는 다 자라면 크기가 1m가 넘는 잉엇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캐스팅하는 금영은 씨







만만치 않은 충주호



곧장 멀리 보이는 파문을 향해 캐스팅했으나 미끼는 조금 못 미쳐 떨어졌다. 낚시미끼가 파문이 일어나는 지점까지 도달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그리고 사정없이 부는 바람. 이 지역 풍속 예보를 보니 초당 6∼7m다. 저 멀리 보이는 파문을 향해서 아무리 던져도 이쪽저쪽으로 미친 듯 부는 바람 탓에 제대로 날아가지 않았다. 몇 시간을 악전고투하다 결국 철수하기로 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필드로 진입하기로 했다. 오늘은 여성 낚시인 금영은 씨도 합류했다. 역시 파문은 일고 있었다. 있는 힘껏 캐스팅해도 비거리는 60∼70m 선에서 머물렀다. 물론 기온이 훨씬 따스한 남쪽의 경우 팔뚝만 한 강준치가 연신 잘 낚여져 올라오는 곳도 있겠지만, 넓디넓은 충주호는 몹시 어려운 곳임이 분명했다.


계속 캐스팅과 릴링을 했지만, 결과는 이른바 '꽝'이었다.







봉추식당의 정갈한 메뉴







소박한 식사와 돌발적인 귀가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충주호에서 수안보휴게소로 가는 길에 있는 살미면의 '봉춘'이라는 작은 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우선 메뉴판이 따로 보이지 않았다. 주인장이 대뜸 몇 명이냐고 묻더니 3인분을 마련해 온다. 된장찌개와 순두부찌개, 갖가지 반찬들이 줄지어 식탁에 올랐다. 구수한 찌개에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배를 채우니 빈손 낚시의 허탈함과 하루의 피로가 조금은 씻기는 듯했다. 계산하려고 보니 1인당 6천원에 불과했다.







점프해 물고기를 잡아먹는 강준치







빙어와 강준치



다음 날엔 새벽에 일어났다. 강준치가 수면에서 노는 틈을 노려야 하는데 해가 뜨고 수온이 올라가면 빙어가 물속으로 가라앉고 빙어를 쫓는 강준치도 수면에서 보이지 않게 돼 낚시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낚시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현장에 도착하니 어두컴컴했지만 저 멀리 수면 아래 파문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 어슴푸레 보였다. 오늘은 아예 '철퍼덕철퍼덕' 수면 위로 뛰어오르며 빙어를 먹기 시작한다. 민물고기 가운데 빙어는 어식 어종들의 먹이 역할을 한다. 강준치가 떼를 지어 빙어들을 몰아간다. 빙어 떼가 더 갈 곳이 없으면 포식자들을 피해 수면으로 뛰어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때를 배스나 강준치 같은 어종들이 놓칠 리가 없다. 그들도 점프하면서 빙어를 잡아먹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빙어에게는 생사가 걸린 장면이지만, 실로 심오한 자연의 신비가 아닐 수가 없다.







강준치를 잡은 김욱 이사







진짜 월척을 낚다



한동안 낚시를 했지만 좀처럼 고기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낚싯대를 '퉁'하며 치고 가는 충격이 아니라 뭔가 묵직한 것이 은근하게 낚싯대를 끌어당기는 듯했다. 직감했다. 이번엔 배스가 아니라 강준치라는 것을. 온 힘을 다해 끌고 나와 보니 70cm에 육박하는 강준치다.


대형 물고기를 잡았지만, 오늘의 월척은 역시 쓰레기였다. 낚시하는 시민연합을 구성해 낚시터 쓰레기 청소 운동을 벌이고 있는 김 이사는 이날 평소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예전에 왔을 때와는 달리 쓰레기가 많이 수거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김 이사는 낚시인들이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주커피박물관 주인







충주커피박물관과 수안보 온천



조과를 올린 덕분인지 심적인 여유가 생겼다. 살미면 월악로에 있는 충주커피박물관을 별생각 없이 찾았는데 깜짝 놀랐다.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빈티지 그라인더 등 커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소품들이 즐비했다. 글램핑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고, 커피 로스팅과 드립 등 다양한 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


 

내친김에 수안보 온천을 들러보기로 했다. 이곳에 무료 족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수소문해서 찾아갔지만, 족욕을 위한 물은 흐르지 않고 있었다. 안내판에 토요일 오후 한정된 시간에만 족탕이 운영된다는 문구가 보였다.





글 · 사진 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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