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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굽이도는 정선..."한 폭의 풍경화가 펼쳐진다"

등록일2017.02.13 08:27 조회수1250

[연합이매진] 물길 굽이도는 정선, 그 매력은

(정선=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정선의 가리왕산에서는 알파인 스키 경기가 펼쳐진다. 스카이워크를 걷고 레일바이크를 타고 정선 5일장을 구경하다 보면 정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정선군 정선읍 북실리의 병방산(861m)에 위치한 스카이워크. 병방치라는 고갯마루 절벽(583m) 끝에 투명 강화유리로 다리를 만들어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따라 180도 감싸 안고 흐르는 동강의 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매표를 한 뒤 스크래치 방지를 위한 덧신을 신는다. 유리문을 지나 길이 11m, 폭 2m짜리 U자형 구조물에 깔아놓은 투명 강화유리 위를 조심스레 걸어가 맨 끝에 서면 한 폭의 풍경화가 펼쳐진다.

병방치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본 한반도 지형과 아름다운 풍경[사진/전수영 기자]

투명 강화유리 4겹은 1만t이 넘는 무게를 견딘다고 한다. 발아래 낭떠러지가 그대로 펼쳐져 있어 마치 하늘을 걷는 듯한 아찔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관광객들은 눈앞과 발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다.

스카이워크 위쪽 병방치에서 또 다른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집와이어는 계곡과 계곡 사이를 쇠줄로 연결하고 도르래를 이용해 시속 70∼80㎞로 325.5m의 높이에서 1.1㎞를 활강해 생태체험학습장까지 가는 익스트림 레포츠다.

정선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정선 레일바이크

‘정선’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체험관광이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의 폐철로를 달리는 정선 레일바이크다. 출발지인 구절리역에는 여치 한 쌍을 형상화한 ‘여치의 꿈’이란 카페와 기차펜션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아 철로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는 2인용과 4인용이 있는데 탑승 시간은 50분 내외로 하루 4, 5차례 운행한다.

페달을 밟아 구절리역을 빠져나오면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 돌아치는 송천계곡의 맑은 물과 기암절벽, 푸르고 싱그러운 산과 숲, 한가로운 농촌 풍경 등 정선의 비경을 천천히 감상하고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다. 평행선을 그리며 곧게 뻗은 철길과 터널, 철도 건널목을 통과하면 페달을 힘차게 밟아야 하는 520m의 아리랑고개 터널이 등장한다. 백호민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봄이 오면 터널에는 세계 최초로 터널 내부에 디지털 벽지를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빛 체험 시설을 갖추게 된다”고 말한다.

아리랑고개 터널을 통과하자 어느새 아우라지역이고, 천연기념물 제259호 민물고기 어름치를 형상화한 ‘어름치 유혹’ 카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시 구절리역으로 돌아가는 길은 레일바이크를 꽁무니에 매달고 달리는 풍경열차를 이용한다.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아우라지와 아우라지 처녀상

아우라지는 ‘정선아리랑’(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의 애정편 발상지다. 송천과 골지천이 어울려 하나가 되어 흐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돌다리를 건너면 여송정이라는 정자 앞에 처녀 동상이 서 있다. 전설에 의하면 처녀, 총각이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살았는데 둘은 싸리골로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했으나 간밤에 내린 폭우로 강물이 불어 강을 건널 수 없게 됐다. 그때의 안타까운 심정이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리골 올 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임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라는 정선아리랑이 됐다고 한다. 정자에 올라 바라보는 아우라지의 겨울 풍경은 애틋한 감정을 넘어 삭막하여 가슴을 저리다.

옛 시골 장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정선 5일장

◇정겨움과 소박함이 오가는 5일장

정선 5일장(정선아리랑시장)은 해마다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국내 대표 전통시장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 관광의 별’ 쇼핑부문 1위, 전국우수시장박람회 대통령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2와 7로 끝나는 날이면 지역에서 채취한 곤드레, 황기, 더덕 등 각종 산나물과 약초, 농산물 등이 좌판에 깔린다. 장에 나서는 상인들은 모두 원산지 표시제를 실시하고,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 장터 구경을 하다가 배가 출출해지면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콧등치기국수, 감자옹심이, 수리취떡 등으로 허기를 채울 수 있다.

콧등치기국수는 예부터 정선 지방에서 ‘누른국수’라는 이름으로 전해 내려오는 토속 음식이다. ‘면을 후루룩 마시면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콧등치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메밀부침에 매콤한 야채 소를 넣은 전병과 산나물 수리취를 쌀가루와 섞어서 쪄낸 수리취떡은 침샘을 자극한다.

정선이 고향인 전윤호 시인은 ‘천사들의 나라’라는 시집에서 “강원도 정선 오일장에 가면/ 함백산 주목처럼 비틀어진 할머니들이/ 부침개를 파는 골목이 있지/ 가소로운 세월이 번들거리는 불판에/ 알량한 행운처럼 얇은 메밀전을 부치고…”라고 노래했다. 시장 입구에 설치된 특설 무대에서는 아리랑 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져 흥을 돋운다. 맛과 흥이 넘치는 정선 5일장에는 1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정선읍의 아리랑센터 내에 있는 아리랑 박물관

◇ 아리랑 박물관 = 정선군 정선읍의 아리랑센터 내에 있는 아리랑 박물관은 1층에 127㎡ 규모의 기획전시실과 79㎡의 수장고, 2층에 307㎡의 상설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박물관에는 정선아리랑뿐만 아니라 국내ㆍ외 모든 아리랑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보여 주는 600여 점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정선아리랑 LP, 아리랑 전단지, 아리랑 잡지, 아리랑 담배와 성냥, 아리랑 스카프, 아리랑 라디오 등 서민의 애환이 담겨있는 생활소품이 눈길을 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2월호에 [커버 스토리]로 실린 글입니다.

chang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2/12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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