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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발자취 좇는 프랑스 예술여행

등록일2017.09.15 09:27 조회수618
밀레·고흐·모네를 만나다

밀레 아틀리에 [바르비종 관광안내사무소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프랑스 하면 '예술'과 '낭만'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수많은 예술가가 낭만이 부유하는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인상적인 순간을 화폭에 담았다. 거장 화가들이 머문 공간에서 그들의 흔적을 찾고 숨결을 느껴본다.

◇ 밀레의 흔적 남겨진 바르비종

파리 남쪽 퐁텐블로 숲에서 북서쪽으로 약 10㎞ 떨어진 바르비종(Barbizon)은 19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활동한 풍경화가 집단인 바르비종파의 근거지다. 밀레, 코로, 루소 등이 바르비종파에 속한다. 이들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돼 이곳을 자주 찾거나 거처를 마련해 머물렀다.

바르비종의 밀레 아틀리에는 장 프랑수아 밀레가 1849년부터 세상을 떠난 1875년까지 지낸 집이자 화실이다. 그는 이곳에 머물며 추수가 끝난 뒤 들판에 남은 밀이삭을 줍는 극빈층 여인들의 모습을 담은 '이삭줍기', 해 질 녘 삼종기도를 드리는 농부 부부를 묘사한 '만종' 등의 걸작을 남겼다.

아틀리에 내부에는 밀레가 사용하던 가구와 집기가 그대로 보존돼 있고 미술도구와 유품, 가족사진, 그가 그린 스케치와 판화가 전시돼 있다.

간느 여인숙 [바르비종 관광안내사무소 제공=연합뉴스]

'바르비종 미술관'으로 알려진 간느 여인숙(Auberge Ganne)은 많은 화가가 머물렀던 곳이다. 형편이 어려웠던 화가들은 머물 집이나 아틀리에를 구할 때까지 마을의 유일한 숙박시설인 이곳에서 지내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화가들의 따뜻한 쉼터이자 모임 장소였던 간느 여인숙은 바르비종 시 당국이 1987년 매입해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미술관에는 화가들의 흔적이 깃든 다양한 유품이 전시돼 있어 당시의 분위기와 일상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바르비종에 가기 위해서는 파리 리옹역(Gare de Lyon)에서 믈룅역(Gare de Melun)이나 퐁텐블로-아봉(Fontainebleau-Avon)역으로 가는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기차에서 내린 후 바르비종까지는 버스나 택시로 갈 수 있다.

오베르 교회 [파리 일드프랑스 지역관광청 제공=연합뉴스]

◇ 고흐가 잠든 오베르 쉬르 우아즈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27㎞ 거리에 있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는 도비니, 코로, 피사로, 세잔 등의 예술가가 좋아한 마을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생의 마지막 몇 달간 이곳에서 머물며 '까마귀가 있는 보리밭' '오베르의 교회' 등 80점 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마을에는 '반 고흐의 집'으로 알려진 라부 여인숙(Auberge Ravoux)이 있다. 의사이자 친구인 가셰 박사의 추천으로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정착해 마지막 70일을 머문 곳이다. 동생 테오와 생활했던 방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그가 이용하던 레스토랑도 있다. 이곳은 1985년 프랑스 정부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라부 여인숙 인근에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 묘지가 있다. 이곳에는 고흐와 그가 죽은 지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동생 테오의 무덤이 나란히 있다. 도보로 4분 거리에는 고흐의 작품 '오베르의 교회' 배경이 된 교회가 있다.

라부 여인숙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는 가셰 박사의 집이 있다. 가셰 박사는 피사로,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을 후원하고 치료했던 인물이다. 고흐는 가셰 박사의 집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관련 작품으로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가셰 박사의 정원'이 남았다. 이곳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파리 북역(Gare du Nord)이나 생 라자르역(Gare Saint-Lazare)에서 기차로 갈 수 있다. 기차에서 내리면 고흐 관련 명소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초행이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고흐의 무덤 [프랑스관광청 제공=연합뉴스]

◇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70㎞ 떨어진 지베르니(Giverny)는 인상파 거장 클로드 모네가 '수련' 연작을 그린 곳으로 유명하다. 파리에서 태어난 모네는 1883년부터 1926년까지 무려 43년 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생을 마감했다.

모네는 30년 이상 정성을 쏟아 조그만 채소밭을 수만 가지 꽃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꾸어 놓았다. 연못에는 수련을 심고, 일본식 다리를 설치했다. 정원사가 따로 있었지만 모네는 꽃씨와 모종을 직접 구하고 심고 가꿨다고 한다. 정원과 연못 사이를 연결하는 지하보도도 모네의 아이디어다.

지베르니에는 여행객이 많이 찾는 명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모네의 집 인근에 있는 호텔 보디(Hotel Baudy). 오늘날 '보디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호텔 보디는 지베르니에 정착한 미국 화가들이 머물던 여인숙이다. 지베르니에 화가들이 찾아들면서 숙박시설이 부족해지자 가게 겸 바를 운영하던 마담 보디는 1887년 바를 여인숙으로 바꾸고 아틀리에를 마련했다.

투숙객 대부분은 미국 화가들이었지만 모네, 세잔, 로댕, 르누아르도 자주 방문했다. 현재 옛날 모습 그대로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으며, 뒷문을 통해 야외로 나가면 작은 정원과 운치 있는 아틀리에가 나타난다.

지베르니로 가기 위해서는 파리 생 라자르역에서 기차를 이용해 베르농-지베르니(Vernon-Giverny)에서 내린 후 지베르니까지 이동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마을 입구까지 가는 이 버스의 요금은 왕복 10유로. 버스는 모네의 집이 문을 여는 3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운행한다.

모네의 집 정원 [프랑스관광청 제공=연합뉴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9/15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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